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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도파민네이션 요약 / 리뷰

jukongkim 2024. 2. 4.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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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면? 

본문 중 중요한 부분만 쏙 빼먹고 싶다면?

내가 읽을만한 책인지 빠르고 간단하게 알고 싶다면? 

스마트폰, 음식, 넷플릭스를 과하게 이용하고 있고 여기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글이 당신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출처 : yes24

 

 

 

저자 : 애나 램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중독의학 교수, 스탠퍼드 중독치료센터 소장. 예일대학교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했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각종 중독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 「미국의학협회저널」 등 명망 있는 매체에 100여 편의 글과 논문을 발표했다.


난이도 ★ ★ ★ ☆ ☆ 

프롤로그

중독 어떤 물질이나 행복(도박, 게임, 섹스)이 자신 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그것을 지속적, 강박적으로 소비, 활용하는 행위. 현대 시대의 인간은 중독에 쉽게 노출돼있다. 중독성 물질(술, 담배 등), 음식, 뉴스, 도박, 쇼핑, 게임, 드라마, 채팅, 스마트폰, 포르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X(구 트위터) 등.. 이 책에서는 실제 중독이 걸린 환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일상에서 쾌락과 고통을 관리하는 실천적 방법들을 소개한다.

 

1장 자위 기계를 만드는 남자
2장 행복에 중독된 사람들
3장 뇌는 쾌락과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4장 DOPAMINE: 나와 중독을 이해하는 7단계
5장 자기 구속: 중독 관리를 위한 3가지 접근법
6장 처방약의 두 얼굴
7장 고통 마주보기
8장 있는 그대로 말하라
9장 나를 살리는 수치심

 

 

2장 행복에 중독된 사람들

우리는 모두 고통으로부터 도망치려 한다. 그것이 행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약물을 복용하고, 어떤 사람은 방에 숨어서 넷플릭스, 로맨스 소설을 몰아본다. 하지만 자신을 고통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이 모든 회피 시도는 고통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는 156개 국가를 대사으로 각국의 시민들이 자신을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끼는지를 따져서 국가 순위를 매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2008년보다 2018년에 덜 행복했다. 부,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의 정도가 비슷한 다른 나라들도 자기 보고식 행복 점수에서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일본, 뉴질랜드, 이탈리아 등이 여기 속했다.

 

일반적으로 행복은 부와 비례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은 가난한 국가들보다 불안 비율이 높았다. 또한 1990년과 2017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새로 나타난 우울증 사례 수는 50퍼센트 증가했다. 특히 사회인구학적 지수(수입)가 가장 높은 지역들에서 사례 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는데, 북미 지역이 대표적이다.

 

왜 우리는 전에 없던 부와 자유를 누리고 기술적 진보, 의학적 진보와 함께 살아가면서 과거보다 불행하고 고통스러워할까? 우리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비참함을 피하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이다.

 

 

3장 뇌는 쾌락과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고통과 행복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먼저 알아야 한다. 뇌의 주요 기능성 세포는 뉴런이라고 부른다. 뉴런들은 시냅스에서 전기 신호와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 야구에서 투수와 포수 사이에서 공이 던져지는 것처럼, 신경전달물질은 뉴런들 사이를 오간다. 여기서 어떤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신체, 기분 등이 영향을 받는다. 이중에서 우리는 당연히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집중할 것이다.

 

도파민네이션 p66.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으로 도파민을 만들 수 없게 된 쥐들은 음식을 찾지 못하고 음식이 코앞에 놓여 있어도 굶어 죽지만, 음식을 입안으로 바로 넣어주면 음식을 씹어서 먹으며 그걸 즐기는 것처럼 반응한다. 도파민이 보상 과정에 관여하는 유일한 신경전달물질은 아니지만, 신경과학자들 대부분은 도파민이 그중 가장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어떤 약물을 주입하면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하자. 이때 도파민이 더 많이, 더 빠르게 분비할수록 그 약물의 중독성은 더 크다고 평가된다. 이는 그 약물이 말 그대로 도파민을 함유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고, 도파민 분비를 유도한다는 의미이다. 상자 속 쥐를 대상으로 할 실험을 했을 경우, 초콜릿은 뇌의 기본 도파민 생산량을 55퍼센트 늘리고, 섹스는 100퍼센트, 니코틴은 150퍼센트, 코카인은 225퍼센트 늘린다. 암페타민이라는 약품은 도파민 분비량을 1,000퍼센트까지 늘리기도 한다. 

 

 

뇌 과학이 밝혀낸 괘락-고통의 시소

 

신경과학자들은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대립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쾌락과 고통은 시소의 서로 맞은편에 놓인 추처럼 작용한다.

 

도파민네이션 p69.

 

우리의 뇌에 시소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평소에는 시소 위에 아무것도 없으면 지면과 수평을 이룬다. 우리가 쾌락을 경험할 때, 도파민은 우리의 보상 경로에 분비되고 시소는 쾌락 쪽으로 기울어진다. 우리의 시소를 더 많이, 더 빨리 기울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쾌락을 느낀다. 

 

시소의 특성 중 하나는 평형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소가 쾌락쪽으로 기울어질 때마다, 시소를 다시 수평 상태로 돌리려는 강력한 자기 조정 메커니즘(self-regulating mechanism)이 작동한다. 이러한 자기 조정 메커니즘은 의식적 사고나 별도의 의지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저 반사 작용처럼 균형을 잡으려 한다. 이는 대부분의 생물체라면 잘 기능하는 '항상성'과 비슷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쾌락 쪽으로 기울었던 시소가 반작용으로 수평이 되고 나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쾌락으로 얻은 만큼의 무게가 반대쪽으로 실려 시소가 고통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도파민네이션 p73.

 

쾌락 이후에 찾아오는 갈망은 누구나 겪는다. 과자를 먹든, 게임을 한 판 더 하든, 그런 좋은 느낌을 다시 갖고 싶어 하거나 간직하려고 노력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이 욕구를 해결하는 손쉬운 방법은 계속 먹거나 놀거나 보거나 읽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어떤 쾌락 자극에 동일하게 혹은 비슷하게 반복해서 노출되면, 초기의 쾌락 편향은 갈수록 약해지고 짧아진다. 반면 이후 반응, 즉 고통 쪽으로 나타나는 반응은 갈수록 강하고 길어진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신경 적응(neuroadaptation)이라 부른다. 따라서 쾌락을 추구할수록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 앞서 선택한 쾌락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 (불공정한 시스템인데?) 쾌락을 느끼기 위해 중독 대상을 더 필요로 하거나 같은 자극에도 쾌락을 덜 경험하게 되는 것을 내성(tolerance)이라고 한다. 결국 오랫동안 과도하게 중독 대상에 기대면, 쾌락-고통 시소는 결국 고통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중독 증상을 겪는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중독 대상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지점에 느꼈던 상실감을 고통스럽게 증언한다. 이 단계에 들어선 환자들은 쾌락의 대상을 탐닉해도 전혀 흥분을 맛보지 못한다. 오히려 비참한 기분에 빠진다. 이때 나타나는 보편적인 증상으로는 불안감, 과민 반응, 불면증, 불쾌감 등이 있다.

 

고통 쪽으로 기울어진 쾌락-고통 시소는 앞서 상당한 절제 기간을 거친 사람들도 다시 중독에 빠지게 만든다. 왜 그럴까? 우리의 시소는 고통 쪽으로 기울어 있으면, 그저 평범한 기분(수평 상태)을 느끼려 해도 중독 대상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독 대상에 과거와 같이 다시 의존하게 되는 이유는 쾌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랜 금단에 따른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물론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충분히 기다리면, 우리의 뇌는 중독 대상이 없는 상황에 다시 적응하고 항상성의 기준치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린다. 시소가 수평을 이루는 셈이다. 뇌의 시소가 수평을 이루면, 우리는 산책하기, 해돋이 구경하기, 친구들과 식사 즐기기 등 일상의 단순한 보상에서 다시 쾌락을 맛볼 수 있다.

 

 

중독은 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중독 대상에 다시 노출되는 경우뿐 아니라 그 대상을 떠올리게 하는 단서 또는 암시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쾌락-고통 시소는 영향을 받는다. 신경과학자들은 보상 자체(예를 들면 코카인 주사)가 주어지기 전에라도 조건 단서(예를 들면 버저, 메트로놈, 불빛)에 반응하면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쥐의 뇌에 탐침기를 넣는 방법으로 밝혀냈다. 보상을 받기 전에 조건 단서에 반응해 도파민이 급증하는 현상은 우리가 좋은 일이 생길 것임을 예감할 때 느낄 수 있는 기쁨을 설명한다. 

 

조건 단서가 나타난 직후, 뇌에서 나온 도파민은 기준선까지가 아니라, 그 이하로 감소한다. 이렇게 도파민이 순간적으로 살짝 부족한 상태가 되면, 우리에게 보상을 찾으라는 자극이 주어진다. 이러한 갈구는 중독 대상을 얻기 위한 의도적인 활동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신경과학자 롭 말렌카(Rob Malenka)는 이런 말을 했다. "실험용 동물이 얼마나 중독되었는지를 보려면, 그 동물이 자신의 중독 대상을 얻으려고 얼마나 자진해서 열심히 움직이는지를 보면 돼요." 인간도 이와 같다. 

 

이런 식으로 기대한 보상을 얻으면, 뇌에서는 도파민이 기준선을 넘어서 증가한다. 반면 우리가 기대한 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도파민 수준은 기준선 밑으로 떨어진다. 누구나 기대한 만큼 못 받는 보상이 애초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보상보다 더 나빴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런 원리를 악용한 것 중 하나가 도박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도박으로 인한 도파민 분비는 최종적으로 주어지는 보상(일반적으로 돈) 자체 못지않게 보상 전달의 예측 불가성과 관련 있다. 도박을 유도하는 것은 돈 그 자체가 아니라, 보상 발생의 예측 불가능성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도박 중독을 앓은 환자들은 도박 중일 때 한편으로는 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지면 질수록 도박을 계속하고 싶은 충동이 더 강해지고, 계속 지다가 이기면 쾌감이 더 강해진다고 얘기했다. 이것이 손실 추구라고 표현되는 현상이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세상에는 결핍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풍족해졌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이 풍요로운 세상에 맞게 진화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우리는 더 많은 보상을 얻어야 쾌감을 느끼고, 상처가 덜하더라도 고통을 느낀다. 이런 세상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부터는 보상에 찌든 세상에서 회복이 주는 교훈을 이야기해 보겠다. 

 

 

4장 DOPAMINE: 나와 중독을 이해하는 7단계

저자는 중독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기억하기 쉽게 DOPAMINE의 초성을 따서 7단계 과정을 만들었다. 이는 치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습관에도 적용할 수 있다.

 

Data : 너 자신을 알라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단순한 사실들을 모아야 한다. 자신이 어떤 것에 얼마나 자주 의존하는지 살펴보자. (ex. 게임, 넷플릭스, 스마트폰 등)

 

Objective : 핑계 없는 무덤 없다

 

그것에 의존하는 이유를 찾아보자. 재미를 얻으려고, 심심풀이로, 어울리려고, 공포, 분노, 불안, 불면증, 우울증, 부주의함, 고통, 대인기피증을 없애려고 등... 이성적이지 않아보이는 행동에도 나름의 논리와 근거가 있다.

 

Problems : 중독의 악영향을 찾아라

 

고도의 도파민이 야기하는 물질과 행동은 그것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진정한 원인과 결과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Abstinence : 30일의 인내 

 

절제는 항상성, 그리고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덜 강한 보상에서 쾌락을 얻는 능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 또한 중독 대상을 사용하는 것과 느끼는 방식 사이의 진정한 인과 관계를 파악하는 데 필요하다. 절제에 필요한 시간은 약 4주이다. 물론 강력한 중독 대상에 더 많이 오랫동안 기댄 사람에겐 확실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때 기존의 중독물을 이용 안한답시고 다른 중독물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히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다.

 

Mindfulness : 고통 들여다보기

 

마음챙김은 우리의 뇌가 뭔가를 하는 동안 뭘 하고 있는지를 재지 않고 그냥 '관찰'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판단을 유보하고 그저 관찰하는 능력은 마음챙김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자신의 뇌가 하는 일을 비난하기 시작하자마자 더 이상 관찰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으악!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난 찐따야!) 마음챙김은 어떤 도움이 될까? 중독 대상에서 벗어나려고 도파민 사용을 멈추면 처음에는 고통스러운 생각, 감정, 감각들이 몰려든다. 이때 고통스러운 감정을 벗어나려 하지 말고 이를 인내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 마음챙김의 가르침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의 경험은 새롭고 예기치 못한 다채로운 조화를 만들어낸다.

 

Insight : 진짜 나와 대면하기

 

자신의 중독 대상을 최소 4주간 멀리하는 간단한 연습으로 자기 행동을 명확히 통찰하는 결과를 환자를 통해 줄곧 확인했다. 

 

Next Steps : 중독 대상과 새로운 관계 맺기

 

한 달 동안 절제에 성공한 환자한테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대다수는 다시 중독 대상에 기대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에 기대던 것과 다르게 기대고 싶어 한다. 즉, 과거에 중독 기준에 살짝 걸쳐 있던 일부 사람들, 절제된 방법으로 자신의 중독 대상에 다시 기댈 수 있다. 

 

Experiment : 중독과 친구가 되는 법

 

여기까지 온 환자들은 새로운 도파민 설정값을 유지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목표가 계속 절제하는 것이든 적당히 의존하는 것이든, 시행착오를 겪어나가면서 무엇이 통하고 무엇이 통하지 않는지 알아낸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절제라는 목표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심각한 중독을 앓는 이들에게 그렇다. 한동안 잘 참다가 어느 순간 둑이 터지듯 의존량이 도리어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절제 위반 효과(abstinence violation effect)라 부른다. 중독 대상을 스스로 조절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도 계속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힘들어한다. 결국 그들은 중독 대상과 이별을 택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처럼 적당히 사용하면서 중독을 예방해야 하는 것도 있다. 이럴 때는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 5장에서 알아본다.

 

 

5장 자기구속: 중독 관리를 위한 3가지 접근법

강박적인 과용을 완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신과 중독 대상 사이에 장벽을 만드는 방법이 바로 자기 구속이다. 자기 구속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물리적 전략(공간), 순차적 전략(시간), 범주적 전략(의미). 그러나 자기 구속은 완벽한 안전장치가 아니다. 심각한 중독을 앓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자기 구속 역시 자기기만, 불신, 엉터리 과학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자기 구속은 바람직하면서도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물리적 자기 구속,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 쓰레기통마저 버려라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세이렌의 유혹을 견디기 위해 범선에 스스로를 묶었다. 이게 자기 구속의 한 가지 예이다. 현대에 적용할 수 있는 예시로는 TV 코드를 뽑아서 벽장에 넣어 버리기, 게임기를 차고에 넣기, 신용카드 잘라 버리기, 호텔에 미리 전화해서 미니바를 없애달라고 하기, 아이패드를 은행 금고에 넣기 등이 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장애물 그 자체가 중독 대상을 얻어낼 방법을 퍼즐처럼 푸는 게 매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순차적 자기 구속, 시간제한과 결승선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 연 단위 등으로 기준을 잡아 일정 기간으로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시간적 기회를 줄이고 사용에 한계를 둘 수 있다. 예를 들어 휴일에만 쓸 거야, 주말에만 쓸 거야, 목요일 전에는 절대 안 쓸 거야, 오후 5시 전에는 절대 안 쓸 거야 하면서 다짐하는 식이다. 

 

또는 시간 자체보다는 중요한 사건이나 목표 달성을 기준으로 자신을 구속할 수도 있다. 생일 때까지, 아니면 과제를 마치자마자, 아니면 학위를 딴 후, 아니면 승진을 할 때까지 기다린다. 시계가 멈출 때, 아니면 스스로 정한 결승선을 지날 때야만 보상받는 식으로 설계해도 좋다.

 

고도의 도파민 제품은 '만족을 미루는 능력'을 해치는데, 이를 지연 가치 폄하(delay discounting)라고 한다. 지연 가치 폄하는 보상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보상 가치를 낮게 보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대부분 10만 원을 받는다면 1년 후보다는 오늘 바로 받고 싶어 할 것이다. 인간이 오랜 시간 후에 받는 보상보다 짧은 시간 안에 받는 보상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은 여러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결과이다. 그러한 요인 중 하나가 의존 대상이 된 물질과 행동의 중독성이다.

 

행동경제학자 안느 린느 브레트빌르-옌슨(Anne Line Bretteville-Jensen)과 그의 동료들은 현재 헤로인과 암테타민을 사용중인 사람들을 과거에 중독됐던 사람들, 그리고 단순 대조군과 비교해 지연 가치 폄하를 살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약 1000만 원 복권에 당첨 되었다고 상상할 것을 요청 했다. 그런 다음에 참가자들에게 돈을 당장 받는 대신에 조금 덜 받을지(1000만 원 미만) 아니면 일주일 후에 전부를 받을지를 선택하라고 했다. 그 결과 현재 약물을 사용 중인 이들 가운데 20퍼센트가 돈을 지금 당장 받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과거 중독자 중에선 4퍼센트, 단순 대조군에선 2퍼센트만이 당장 받겠다고 답했다. 담배 흡연자도 마찬가지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의 부'보다 '현재의 즐거움'을 선택하곤 한다.)

 

현대 시대에는 사방에 도파민이 넘쳐난다. 그래서 우리는 즉각적인 만족에 길들여져 있다. 우리가 뭔가를 사고 싶으면, 그다음 날 문간에 그게 떡 하니 놓여 있다. 뭔가를 알고 싶으면, 곧바로 화면에 답이 나타난다. 결국 우리는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해서 알아내거나, 답을 찾는 동안 좌절하거나, 자신이 바라는 걸 기다려야 하는 습관을 잃고 있다.

 

신경과학자 새뮤얼 매클루어(Samuel McClure)와 그의 동료들은 즉시 보상과 지연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할 때 뇌의 어떤 부분이 관여하는지를 연구했다. 관찰 결과, 참가자들이 즉시 보상을 선택했을 때는 뇌에서 감정 처리와 보상 처리를 하는 부위가 활성화되었고, 보상을 미뤘을 때는 계획과 추상적 사고와 관련된 뇌 부위인 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됐다. 이 연구가 암시하는 바는, 현대에는 감정적 보상 경로가 삶에 지배적인 동력이 되면서 우리 모두가 전두엽 피질 위축증을 앓을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전두엽 피질 위축증이 걸리면 비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확률이 높아지고, 감정에 충동적이고 선동에 휩쌓이기 쉽게 된다.

 

강박적 과용 문제를 키우는 변수 중 하나는, 오늘날 점점 더 늘고 있는 여가 시간과 그에 따르는 지루함을 들 수 있다. 도파민 소비는 노동에 쓰지 않는 시간을 때우기 위한 방편에 머물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은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

 

범주적 자기 구속, 넓은 그물을 쳐라

 

범주적 자기 구속은 도파민을 여러 범주로 나누어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자신에게 허락하는 하위 유형, 그리고 허락하지 않는 하위 유형으로 나누는 것이다. 이는 중독 대상을 갈구하게 만드는 계기도 금지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는 청년들의 이성욕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대부분 노출이 있는 옷보다는 단정한 옷차림이 권고된다.

 

 

7장 고통 마주보기

많은 사람들이 "중독 치료를 어떻게 하나요?" 물어보면 '약물 치료'를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의 온갖 고통을 약물로 없애려면 다른 댓가들도 치러야 한다. 대신에 더 효과적인 대안이 있다. 바로 고통 받아들이기다.

 

찬물 목욕

 

그 방법으로 대표적인 게 찬물로 목욕하는 것이다. 현대식 배관과 난방이 등장한 이래로 뜨거운 물로 하는 목욕과 샤워는 상식이 되었다. 하지만 얼음물 입욕은 최근에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지구성 운동선수들은 얼음물 입욕이 근육을 빠르게 회복시킨다고 주장한다. 프라하의 카렐대학교 과학자들은 10명의 남자 지원자가 머리는 내놓고 한 시간 동안 찬물 속에 잠겨 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사용된 물의 온도는 섭씨 14도였다. 찬물 입욕은 혈장의 도파민 농도를 250퍼센트, 혈장의 노르에피네르핀 농도를 530퍼센트 증가시켰다. 도파민은 찬물 목욕 중에 꾸준히 증가했고, 목욕을 끝낸 후에도 한 시간 동안 증가 상태를 유지했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처음 30분 동안 가파르게 증가한 다음 나머지 30분 동안 정체 상태를 유지했는데, 목욕이 끝난 한 시간 동안 약 3분의 1로 줄었지만 두 시간이 지나서도 기준치를 넘어선 상태를 유지했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는 고통 자극 자체를 잊어먹을 만큼 잘 유지되었다.

 

인간과 동물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다른 찬물 입욕 연구에서도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의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모노아민은 쾌락, 동기 부여, 기분, 식욕, 수면, 각성 정도 등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극한 추위는 신경전달물질의 범위를 넘어서 뉴런의 성장까지 촉진했다. 뉴런이 제한된 상황에만 반응해서 미세한 조직을 바꾼다고 알려진 만큼, 이는 정말 주목할 만한 발견이다.

 

3장에서 쾌락이 어떻게 쾌락-고통 시소를 조절하는지 보았다. 이와 비슷하게 고통은 몸 자체의 조절 항상성 메커니즘을 건드려 쾌락을 이끌어낸다. 고통에 간헐적으로 노출되면 본연의 쾌락 설정값은 쾌락 쪽에 무게가 더 실린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시간이 갈수록 고통에 덜 취약해지고, 쾌락은 더 잘 느낄 수 있게 된다.

 

1960년대 말에 실행한 (지금 관점으로 보면 잔인한) 실험을 통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실험 잔인 주의;;;;;;)

 

연구자들은 개의 뒷발에 전류가 통하게 하고 관찰에 들어갔다. "개는 처음 몇 번 충격을 받으면서 공포에 질린듯했다.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고, 동공은 팽창했고, 눈은 튀어나왔고, 털은 곤두섰고, 두 귀는 뒤로 젖혀졌고, 꼬리는 다리 사이로 꼬여 들어갔다. 자율신경계의 격렬한 활성을 가리키는 여러가지 징후와 더불어 배변과 배뇨까지 관찰되었다." 

첫 번째 충격이 가해진 후 목줄에서 풀려난 개는 "방 안을 천천히 돌아다녔는데, 조심스럽고 망설이며 쌀쌀맞아 보였다." 첫번째 충격이 가해지는 동안, 개의 심박수는 분당 150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충격이 끝났을 때, 개의 심박수는 1분 이내에 30까지 내려갔다.

다시 전기 충격을 가하자 "개의 행동은 점점 변했다. 충격을 받는 동안 두려움의 징후는 사라졌다. 대신에 개는 아프고 짜증나고 불안해 보였지만 겁을 먹은 것 같진 않았다. 예를 들어 비명을 지르는 대신 낑낑댔고 배뇨, 배변, 몸부림 증상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개는 실험이 끝나고 풀려나자 미친 듯이 날뛰었고, 사람들에게 달려들었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이것을 '발작적 기쁨'이라고 표현했다.

실험이 계쏙 될수록 전기 충격에도 개의 심박수는 휴식 기준치보다 살짝만 올랐고, 그 후 몇 초 동안만 상승했다. 충격이 끝난 후, 심박수는 휴식 기준치 아래인 분당 60까지 확 떨어졌다. 이후 심박수가 휴식 기준치로 돌아가기까지는 딱 5분이 걸렸다.

고통 자극이 반복적으로 주어지자, 개의 기분과 심박수는 거기에 맞춰 적응했다. 초기 반응(고통)은 더 짧고 약해졌다. 사후 반응(쾌락)은 더 길고 강해졌다. 과잉 각성으로 변한 고통은 '발작적 기쁨'으로 변했다.

 

 

(읽기 힘들었다면 정상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고통이 쾌락으로 바뀐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동안 아팠다가 기분이 나아진 걸 느꼈거나, 운동 후 러너스 하이를 느꼈거나, 무서운 영화를 보고 설명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수도 있다. 고통이 우리가 쾌락에 지불하는 대가인 것처럼, 쾌락 역시 우리가 고통을 통해 얻는 보상이다.

 

하지만 역시 고통 추구는 쾌락 추구보다 어렵다.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좇는 것은 인간의 천성이다. 침대에서 빠져나와 운동하러 가는 아침마다 "고통 끝에 쾌락이 온다!"며 고통의 교훈을 되새길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매일의 도전이지 결코 기쁨은 못된다.

 

그렇다면 고통만 죽어라 경험하면 쾌락을 느낄 수 있을까? 과훈련 증후군(overtraining syndrome)은 지구성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증상이다. 지구성 선수들은 훈련량이 너무 과한 나머지 한때 넘쳐났던 엔도르핀이 운동으로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지경에 이른다. 대신에 보상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라 작동을 멈춘 듯이, 고갈된 느낌과 불쾌감만 느끼게 된다. 시소의 고통 쪽에 너무 많이, 너무 오래 기댄 사람들 역시 오랫동안 도파민 부족 상태에 시달릴 수 있다.

 

고통이 너무 심하거나 너무 강력한 형태를 띨 경우, 고통에 중독될 위험은 커진다. 어떤 환자는 너무 많이 달리다가 다리뼈가 골절됐는데, 그렇게 되고도 달리기를 계속했다. 또 어떤 환자는 쾌감을 느끼고 자기 마음속에 계속되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 팔뚝과 허벅지 안쪽을 면도날로 벴다. 심각한 흉터와 감염의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베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런 사람들은 그 행동을 중독으로 취급하고 그들을 중독 환자처럼 대하며 치료하자, 경과가 좋아졌다.

 

정도가 심하거나, 강력한 형태를 띤 고통에 사로잡히면 강박적이고 해로운 과용에 빠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적절해 '큰 고통을 작은 고통으로 억제'할 수 있다면 건강을 도모하는 치유법을 발견하고 때로는 '발작적 기쁨'까지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과 쾌락-고통의 단계 및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자신이 중독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에서 벗어나고, 적절한 고통을 통해 도파민을 분비해서 행복을 느끼는 삶을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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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저 · 안정효 역 · 소담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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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 DSM-5 5판』 APA 저 · 권준수, 김재진, 남궁기, 박원명 역 · 학지사 · 2015년 4월

『윤리형이상학 정초』 임마누엘 칸트 저 · 백종현 역 · 아카넷 · 2018년 9월

 

『문명 속의 불만』 지그문트 프로이트 저 · 성해영 역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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